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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2008

제41편. 미대륙횡단 II 제4부: 여행도 공부다 사막을 배우다 (Sedona, AZ & Saguaro National Park, 2008/11)


규화석 국립공원 (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 을 벗어나 US180 을 타고 다시 I-40 에 합류하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I-40 를 타고 서쪽으로 달리는 마지막 코스. 애리조나의 플래그스탭 (Flagstaff) 에서 길고 길었던 1,300 마일, I-40 과의 여정을 끝낸다. 플래그스탭은 우리 여행의 터닝 포인트. 여기에서 북쪽으로 꺾어지면 바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이 나오지만 우리는 국도 89A 를 타고 세도나 (Sedona) 를 향해 남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국도 89A 도로의 시작은 울창한 삼림. I-40 을 타고 대평원을 지나면서부터 내내 볼 수 없었던 침엽수림이 나타났다. 산림욕하는 기분으로 달리는 89A, 빽빽하게 들어찬 숲은 어느새 계곡을 끼고 달리는 산악도로로 이어졌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기묘한 형태의 바위산들. 하지만 이보다 더 기묘한 것은 벌거벗은 산들을 덮고 있는 붉은 기운이었다.




천지가 붉은 기운으로 뒤덮힌 이곳은 바로 볼텍스 (Vortex) 로 유명한 세도나. 볼텍스는 지구가 뿜어내는 신비한 에너지 소용돌이라는데 한국에서는 '기' 나 '혈' 로도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21개의 볼텍스 중에 4개가 세도나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서 도를 닦거나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명상가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뿜어져나오는 기를 느끼며 몸과 마음을 정화, 치유하고 있다는 사실로 그런가보다 하는 것 뿐이다. 미국에 널려있는 수많은 관광지 가운데서도 한국사람들에게 유독 이 세도나가 인기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




볼텍스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4개의 장소는 다음과 같다.

Bell Rock (남성적 에너지)
Airport Mesa (남성적 에너지)
Cathedral Rock (여성적 에너지)
Boynton Canyon (남성/여성적 에너지가 균형을 이루는 곳)

여행루트가 출발 며칠 전에 완전히 새로 수정되는 바람에 세도나를 비롯한 남부지역 여행지에 대한 준비를 거의 할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세도나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다섯시가 넘은 시각. 비지터 센터에서 관광지도를 구하지 못해서 돌아다니는 내내 좀 헤매고 힘들었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세도나 지도와 볼텍스 지역을 보니까 우리가 어설프게나마 봐야할 곳은 다 보고 왔구나 싶긴 하다.

세도나 관광지도 | Sedona Tour Map




기가 강한 곳이라고 하니 일단 몸소 느껴봐야 하겠는데, 제대로 된 지도가 없으니 시작부터 우왕좌왕이다. 그 와중에 얼결에 올라오게 된 첫번째 볼텍스 장소, 에어포트 메사 (Airport Mesa). 에어포트 메사에 올라오니 붉은 바위산을 등에 지고 자리잡은 세도나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가 지는가 싶더니 금새 날은 어두워지고 도시는 불을 밝혔다. 아무리 강한 볼텍스라도 장거리 여행에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치유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전혀 '기'를 받지 못하고 내려왔다. 결혼하기 전만해도 '도'니 '명상'이니 하는 정신세계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는데,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하루하루 주어진 현실과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가다보니 정신은 어디다 다 팔아먹고, 남들은 평생 한번 올까말까한 곳에 와서도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해야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명상을 한다고 요가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이 감히 한가해 보이기까지 한다는.






Day 5 | 본격적인 사막 여행

2008년 11월 25일

Sedona, AZ - Saguaro NP - Tucson, AZ

300 miles / 480 km


아침에 일어나 두번째 볼텍스 장소인 보인튼 캐년 (Boynton Canyon) 으로 향했다. 날씨와 볼텍스의 강도는 큰 상관관계가 없을 것 같은데 날이 흐려서 그런가 이곳에서도 볼텍스의 기운을 느낄 수가 없었다. 자두가 하늘에 떠오르는 애드벌룬을 보는 재미에 폭 빠졌다.




세도나는 레드락 카운티 (Red Rock County) 로도 잘 알려져있다. 세도나를 이루는 붉은 바위는 샌드스톤 (Sandstone) 이라고 하는 사암인데 유독 적색산화철 (Hematite: 쉽게 생각하면 녹) 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붉은 색을 띈다고 한다. 사암지대에 침식작용이 일어나면서 메사 (Mesa) 도 형성되고, 븃 (Butte), 그리고 후두 (Hoodoo) 가 생성된다. 메사나 븃, 후두는 모두 침식이 진행되고 남은 부분들을 부르는 용어이다.




소떼가 지나갈지도 모르니 조심하라는 표지판. 유독 이런 동물 표지판에 집착하는 수형.




보인튼 캐년을 빠져나와 레드락 루프 (Red Rock Loop) 를 타고 세번째 볼택스 장소인 캐서드럴 락 (Cathedral Rock) 을 보고 왔다. 레드락 루프는 주택가를 거치는 도로라 내내 길을 잘못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중간에 독특하게 생긴 바위들이 있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알고보니 캐서드럴 락. 뭐가 뭔지도 모르고 다녔으니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방문객에게 자연이 기를 나눠줄 리가 없다.




수형과 나는 지금까지도 세도나의 매력을 전혀 모르겠다. 흐린 날씨 때문에 파란 하늘과 붉은 바위들의 조화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서였을까. 안타깝게도 지구상에서 기가 제일 센 곳이라는 사실 외에는 마음으로 느껴지는 세도나만의 특별함을 찾을 수 없었다. 지구의 에너지는 말할 것도 없이 느끼지 못했고.
그냥 이렇게 세도나 여행기를 끝내기는 아쉬워 가만히 앉아 명상하듯 머리속으로 세도나를 우리가 지금까지 달려온 애리조나 I-40 를 비롯한 주변 지역와 비교해본다. 분명 이 지역의 풍광이 다른 곳과는 차별되는 독특함을 지녔다는 것은 알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세도나에 매료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우리들의 취향과 기호에 대한 발견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유난히 더 잘맞고, 잘맞지 않는 곳이 있는 걸 보면 사람과 장소 사이에도 궁합이란게 있는가 싶다.




사진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피사체중에 하나라는 홀리크로스 성당 (Chapel of the Holy Cross). 하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이렇게 밖에 못찍는다.




이미 세도나에 흥미를 잃어 성당에 들어가 볼 생각도 못했다. 여행 중에는 마음이 몸에 반응하고, 즉흥적이 되고,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끊임없이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마음을 메우는 것은 감동과 더불어 그냥 지나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다. 뒤죽박죽인 감정과 느낌을 정돈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사진을 정리하고 여행기를 쓰는 순간. 아마도 여행에 있어 제일 진지하고 순수해지는 순간은 바로 여행기를 쓰는 때가 아닐까 싶다. 무덤덤하게 떠나온 세도나에 대해 뭔가를 끌어내려고 이렇게 오래도록 생각하게 되는 걸 보면.




179번 도로를 타고 세도나를 떠나는 길. 사진의 오른쪽 중간 부분에 홀리크로스 성당이 보인다.




내가 감히 똥바위라고 부르게 된 볼텍스 마지막 장소인 벨락 (Bell Rock).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서양의 종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건물의 프론트 데스크에 설치된 작은 종하고 더 닮은 것 같다.
우리는 거의 도망치다시피 서둘러 세도나를 떠났다. 이상하게 세도나에서는 뭔가를 제대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고 만사가 좀 귀찮게 느껴졌던 것 같다. 벨락도 지나가며 멀찍이서 사진 한 장 찍고 말았다.
다른 것은 잘 생각나지 않는데 세도나를 벗어나며 자두와 나누었던 이야기 하나가 생각난다. 자두가 세 살 때 아주 친하게 지내던 이웃 꼬마가 있었다. 이런게 사람간의 궁합이 맞는건가 싶을 정도로 자두와는 너무나 사이좋게 놀았던 동갑내기 꼬마 S였다. 2006년 여름에 S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서도 한동안 자두는 S를 기억하면서 이 다음에 S와 결혼하겠다고 했다. 2008년 11월, 이때까지도 자두가 S를 잊지 못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보다도 S가 더 좋다고 하던 자두가, 드디어 폭탄 선언을 하였다. 새로 같은 반이 된 친구 L이 S보다도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변심을 고백하는 자두, 여자의 마음은 참으로 갈대 같구나.




오늘의 목적지인 애리조나 투산 (Tucson) 으로 향하는 길. 선인장이 도대체 언제쯤 나올까 기대하는 마음 한가득.




왠지 모르게 한국의 농촌 풍경과 비슷해서 되려 낯설게 느껴지는 애리조나의 어느 마을. 동부에서는 이런 형태의 집들을 본 적이 없다. 2006년 대륙횡단때 텍사스 엘파소를 지나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은 이후로 처음이다.




애리조나 휴게소의 무시무시한 경고판. 사진 배경의 온통 초록빛인 나무들은 애리조나 팔로 버디 나무 (Palo Verde Tree)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잎뿐만 아니라 가지와 줄기 모두가 모조리 녹빛인 나무는 흔치 않다. 이 나무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마우스품을 좀 팔은 결과 이 나무가 애리조나주의 상징수인 팔로 버디 나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럴때면 가끔씩 내 집요함에 혀를 내두른다.
여튼 나무의 이름 자체가 초록색 막대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제 이 여행기를 쓰고 사진을 올리면서 구글 (Google) 의 놀라운 기능 하나를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구글 이미지에서 검색어를 텍스트로 치면 관련 사진과 이미지들이 뜬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검색어 대신에 이미지를 드래그해서 검색창에 넣으면 그 이미지가 사용된 웹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시험삼아 내 여행기에 있는 사진을 드래그해서 넣었더니 바로 여행기가 뜬다. 웹사이트에서 인용된 이미지가 아니라면 최대로 비슷한 이미지들이 검색되어 나온다.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기능이 있을수가. 편리함, 효율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발전은 어디까지 지속될 것인가.




피닉스 (Phoenix) 를 통과하면서 I-17 에서 I-10 으로 갈아탔다. 드디어 운전대의 방향이 동쪽을 향한다. 이제부터는 I-10 East 를 타고 앨라배마주까지 1,600 마일을 달리는 여정이 우리를 기다린다.




오늘의 목적지인 애리조나 투산의 사구아로 국립공원 (Saguaro National Park). 표기와는 다르게 발음은 '사와로' 이다. 사와로 국립공원은 투산 (Tucson) 시내에서 가깝게 위치해 있는데 투산의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으로 구역이 분리되어있다. 우리는 서쪽의 투산 마운틴 구역 (The Tucson Mountain District) 을 먼저 보고, 애리조나 소노라 사막 박물관 (Arizona Sonora Desert Museum) 에 들렀다가 투산 시내를 관통해서 동쪽의 린컨 마운틴 구역 (The Rincon Mountain District) 으로 갔다.

사와로 국립공원 지도 | Saguaro National Park Map




눈에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 사와로 국립공원. 이곳은 바로 멕시코까지 이어진 소노란 사막 (Sonoran Desert) 지역이다.




소노란 사막의 경계가 표시된 지도. 애리조나주의 중서부와 캘리포니아주의 동남부 일부를 포함하는 사막이다. 남쪽으로는 멕시코까지 이어진다. 여행기를 쓰면서 미국의 사막에 대한 공부를 조금 해보았다. 똑같이 '사막'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지역마다 달리면서 보이는 풍광이 조금씩 틀린 것이 눈에 띄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더구나 이번 여행의 타이틀은 미대륙 사막횡단이 아닌가. 거두절미하고,




북미대륙에는 크게 네군데의 사막지역이 있다. 대부분이 미국 서부와 멕시코 북부에 걸쳐 있다.

1. 치와와 사막 (Chihuahuan Desert): 빅벤드, 칼스배드, 과달루페, 화이트샌즈
2. 소노란 사막 (Sonoran Desert): 사와로 국립공원
3. 대분지 사막 (Great Basin Desert): 그레이트 베이슨 국립공원
4. 모하비 사막 (Mojave Desert): 데스밸리, 죠슈아 트리 국립공원

지도에는 표시되어있지 않지만 애리조나 피닉스와 투산은 소노란 사막에 포함되는 지역이다.




이렇게 보니 대충 지역적으로 구분은 가는데 각 사막의 차이점이 아리송하다. 살짝 조사해보았다. 여러가지 차이점들이 있겠지만 우리같은 문외한이 쉽게 인지하기로는,
일단 대분지 사막 (Great Basin Desert) 은 요세미티 (Yosemite) 나 세콰이어 (Sequoia)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 때문에 형성되었는데, 다른 세 사막과 다르게 찬 사막 (Cold Desert) 이라고 한다.
모하비 사막 (Mojave Desert) 은 데스밸리 (Death Valley) 국립공원이 포함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 중에서 제일 뜨거운 사막이다.
치와와 사막 (Chihuahuan Desert) 과 소노란 사막 (Sonoran) 이 지역적으로나 여러가지로 약간 구분이 애매한데, 치와와 사막의 경우 전반적으로 소노란 사막보다 고도가 높기 때문에 기후가 온화하고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높아서 세계에서 제일 생물 다양성이 높은 사막으로 알려져있다. 소노란 사막은 오늘 우리의 여행에서 볼 수 있는 '사와로 선인장' 이 자라는 유일한 지역이라 눈으로 제일 쉽게 구분이 된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소노란 사막과 치와와 사막을 주로 훑게 될 것이다. 2010, 2011년 여행에서 대분지 사막을 살뜰하게 달려보았고, 하나 남은 것이 모하비 사막이다. 데스밸리를 함 가줘야 하는데.




소노란 사막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인 사와로 국립공원. 비포장도로 양편으로 삐죽삐죽 솟아있는 큰키나무들이 사와로 선인장이다. 멕시코 모자를 쓰고 사람처럼 분장한 사와로 선인장이 떠오른다. 멕시코의 선인장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선인장이 아마 이 사와로 선인장일 것이다.




이 사와로 선인장이 유일하게 분포하는 곳이 소노란 사막이라고 한다. 앞의 지도에서도 나오지만 소노란 사막은 애리조나의 중서부에서 캘리포니아의 동남부까지 걸쳐있는 사막이다. 2006년 대륙횡단 때 텍사스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의 남부를 달리면서 내내 나타나지 않던 사와로 선인장이 애리조나를 한참 달리고 있던 어느 순간 잠깐 나타났다가 또 사라졌던 기억이 난다. 지루한 사막횡단 중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사와로 선인장이 출현한 것이 너무 반가워서 사진을 열심히 찍으려다 달리는 차안이라 실패했기 때문에 또렷이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이제보니 우리가 그때 소노란 사막을 지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새롭다. 이래서,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강조하지만 여행의 완성은 여행기인 것이다. 비록 4년전 여행을 이제 정리한다고 하더라도.

서방님, 포즈를 잡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여행기에 올릴 줄은 몰랐을 것이다.




사와로 선인장이 우점하는 지역이고 또 사와로 선인장이 키가 훌쩍 커서 눈에 더 잘 띄기는 하지만 이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들과 기타 여러 사막 식물들이 뿌리 내리고 있었다.




레게 머리 모양의 선인장.




애리조나 소노라 사막 박물관 (Arizona-Sonora Desert Museum). 사실 하도 리뷰가 좋아서 들르긴 했는데 이곳에서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바로 사와로 국립공원 동쪽 구역으로 갔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사진만 찍자면 이렇게 일반적이지 않은 포즈만 취하는 자두. 벌써 4년전 모습이다.




뮤지엄 전망대에서 본 소노란 사막의 풍경. 사막 동물원도 함께 있어서 자두는 좋아했다.




사와로 국립공원 동쪽 구역으로 가는 길. 투산 시내를 관통해야 하기 때문에 한시간쯤 걸린다. 해질 무렵이 되어서 마음이 바빴다.




동서 구역 모두 트레일도, 자동차 순환도로도 잘 닦여 있었다. 하지만 여건상 굳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동쪽 구역을 택하겠다. 길도 더 잘 닦여 있고, 다양한 주변 풍광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에.




팔로 버디 나무 (Palo Verde Tree) 가 또 출현했다.




또 선인장




국립공원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기억난다. 유난히 위 아래로 구불거리는 길이었는데, 홍수가 났을 때 위험 지역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아마도 비가 오면 물이 제대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언덕의 아래 부분으로 모여 차가 침수 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같았다. 이런 길은 처음이라 인상 깊었다.




선인장 가든을 지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날씨가 흐리고 또 해가 지는 무렵이라 사진 색감이 안좋아서 투덜대긴 했는데 한여름에 왔다면 너무 뜨겁고 더워서 제대로 볼 수나 있었겠나 싶긴 하다.




지는 해가 더 강렬하다. 해지기 전에 한바퀴 돌아보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선인장 정렬




선인장 파노라마




점프. 내 사진도 올리고 싶지만 너무 추하게 찍어 주셔서 뽀샵도 불가능. 가족 블로그지만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것은 착한 여자의 배려.




잠깐이지만 비도 우둑거리는 날씨에 해질 무렵이라 바쁜 마음으로 돌아봤다. 난 정말 기회가 된다면 선인장들이 꽃피는 철에 꼭 다시 한번 와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