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과 워싱턴 모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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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국회의사당 (United States Capitol)
미술관에서 비를 피하고 나오니 하늘이 잠깐 개었다. 5년전에는 이렇게 멀찍이서 보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자두에게 보여줄 겸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내부 견학은 예약이 모두 끝난 관계로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2011) 여행기에 올릴 사진들을 편집하다 재밌는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세로로 찍은 사진들은 포토샵에서 90도 회전을 시켜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찍은 사진은 모두 시계방향으로 돌려야 하는 반면에 수형이 찍은 사진은 다 반시계반대방향으로 돌려야 하는 것이다. 세로 사진을 찍을 때 나는 카메라를 아래서 받치며 찍지만 수형은 위에서 들고 찍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성향이며 습관이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더구나 수형과 나는 성격, 습관, 행동, 사고방식 등 모든 면에서 완전히 반대라 함께 살면서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참고 이해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아직도 가끔씩 수형과 내가 이렇게 사소한 점에서까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때면 '나와 다른 존재' 에 대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유전자를 섞어 만들어낸 우리 자두와 호두는 과연 나와 수형의 모든 것을 적절히 공유할 것인지 아니면 자기만의 제3의 인격을 창출해 낼 것인지 참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 판단했을 때 적어도 자두와 호두는 서로 판이하게 다른 두 인격체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아이들과 함께 할 날들이 기대된다.
(2011) 베개싸움 하는 사람들. 미국의 수도라 그런지 단체견학 온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국회의사당으로 가는 길에 학생들이 모여 베개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재밌는 광경이라 생각하고 말았는데 다음날 신문을 읽던 수형 왈, '어제가 세계 베개싸움의 날이었데!'
(2011) 국회의사당
올해 유난히 봄이 늦게 온다 싶었는데 우리 동네에만 봄기운이 빗겨가고 있었나보다. 바람이 쌀쌀하긴 했어도 워싱턴 디씨에는 봄소식이 가득했다.
(2011) 국회의사당
(2011) 국회의사당
열흘전부터 수시로 일기예보를 체크하며 이날의 날씨를 걱정했는데 오늘 아침 예보로 비올 확률 30% 라고 하더니 정말 하루종일 비가 왔다 개었다를 반복하는 정신없는 날씨였다. 10분전에 파란 하늘을 봤는데 어느새 잿빛 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2006) 워싱턴 모뉴먼트 (Washington Monument)
(2011) 워싱턴 모뉴먼트
매일 아침 무료로 워싱턴 모뉴먼트 전망대를 올라가는 입장권을 나누어주지만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티켓을 받으려면 새벽부터 줄을 서야한다. 5년전에도 실패했는데 지금은 더구나 사람이 제일 많이 몰리는 벚꽃축제 기간이라 아예 시도할 엄두도 못냈다.
(2006) 워싱턴 모뉴먼트
(2006) 워싱턴 모뉴먼트
자두가 입고 있는 이 빨간색 오리털파카를 5년뒤에 호두가 입고 이곳을 다시 찾았다. 자두에게 이 파카를 사줄때는 미국에서 빨간색은 남자아이의 색이라는 걸 몰랐다. 유일하게 호두가 자두에게서 물려받은 옷이다.
(2006) 워싱턴 모뉴먼트
(2006) 워싱턴 모뉴먼트에서 바라본 링컨 기념관, 제2차 세계대전 기념관과 리플랙팅 풀 (Reflecting Pool)
(2006) 제2차 세계대전 기념관 (World War II Memorial)
(2011) 한국전쟁 기념관 (Korean War Memorial)
(2006) 5년전 푸른 물 가득하던 리플랙팅 풀이,
(2011) 지금은 공사로 완전히 메말라 버렸다.
(2011) 링컨 기념관 (Lincoln Memorial). 멀리서 봤을 때보다 실제 크기가 커서 놀랐다.
(2011) 링컨 기념관 (Lincoln Memorial)
(2011) 제퍼슨 기념관 앞에서 호두
호두가 계단 오르내리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제퍼슨 기념관 앞 계단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내 손을 잡고 몇 계단 오르고선 돌아앉는다. 남들 하는대로 따라 하고 싶은가보다. 앉아서는 옆에 앉은 사람들에게 싱글싱글 웃으며 손을 흔들어댄다. 원래가 낯을 가리지 않는 아가였는데 지금도 그렇게 사람을 좋아한다. 호두가 쳐다보며 손인사를 했을 때 얼굴에 웃음이 번지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어디서 이런게 나왔을까 하는 소리가 하루에도 몇번씩 절로 나온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2011) 백악관 (White House)
(2011) 백악관 앞에서 가족사진
마침 어느 친절한 아가씨가 가족사진을 찍어주겠다고해서 카메라를 맡겼다. 이왕 부탁하는거 가족사진 한번 제대로 찍으면 어디 덧나나. 그 아가씨가 맘에 안들면 다시 찍어주겠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는 무조건 됐다며 땡큐 바바이. 아니 아자씨, 자기만 잘나오면 다유? 당신 마누라 얼굴 좀 보슈.. 이게 얼마만에 찍는 가족사진인디.. 이제와서 미안하다고 해도 소용 없슈.. 지금보니 당신도 할배처럼 나왔네유.. 킬킬킬..
(여행다녀와서 사진들을 쭉 훑어본 수형. 그 길로 3개월간 기른 수염을 깎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