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010 | 4년 전 조지아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왕복했다. 다녀와서 수형과 미국지도를 펼쳐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미국 북서쪽 끝의 시애틀을 짚어보며 여기까지 차몰고 가는 건 정말 불가능하겠지 라면서 웃은 적이 있다.
1년 전 수형이 2010년 여름에 오레곤 포틀랜드에서 열리는 학회에 같이 가자고 했을 때, 우린 당연히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으로 생각했다. 학회 끝나는 날짜에 맞춰 나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오라는 말도 안되는 수형의 제안에 둘이 다툰 적이 있다. 이 역시 비행기 타고 가는 것을 전제로 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4개월 전 구체적인 여행 준비를 시작할 무렵에도, 우리가 돌도 안된 애기를 데리고 포틀랜드까지 차를 몰고 가는 건 아무리 막무가내 조여사라도 추진할 수 없는 무모한 일이라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3개월 전 어느날, 집안 일 팽기치고 구글맵에서 열심히 자동차 이동거리와 시간을 계산하고 있는 폐인 조여사 발견.
그리고 4박5일의 학회기간 포함해서 18박19일 동안 정확하게 7,100 마일을 달려 집에 도착한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서울에서 뉴욕까지의 거리가 약 6,900 마일 (약 11,100 킬로미터).
우리가 달린 거리는 7,100 마일 (약 11,400 킬로미터).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가기 전에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했다. 여행 중에는 엔진오일도 갈아주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하나가 나갔다. 쌀 60인분, 기저귀 120개, 반팔부터 내복까지 가져갔다. 15개주를 거쳤고, 11개 국립공원을 찾았다. 출발할 때 8개월이던 호두가 만 9개월이 되어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우리집에선 빈집의 낯선 냄새가 났고, 호텔을 전전하며 늘 신발을 신고 다녀서 그런지 집안 카펫을 맨발로 밟고 다니는 것이 너무 어색했다. 자두는 습관적으로 내일 호텔은 아침 주냐고 묻는다. 여행 중에 우리나라는 월드컵 16강에 진출했고, 우리는 8강과 4강 결과까지 보았다. 이젠 다시는 못할 것 같다.
가기 전에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했다. 여행 중에는 엔진오일도 갈아주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하나가 나갔다. 쌀 60인분, 기저귀 120개, 반팔부터 내복까지 가져갔다. 15개주를 거쳤고, 11개 국립공원을 찾았다. 출발할 때 8개월이던 호두가 만 9개월이 되어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우리집에선 빈집의 낯선 냄새가 났고, 호텔을 전전하며 늘 신발을 신고 다녀서 그런지 집안 카펫을 맨발로 밟고 다니는 것이 너무 어색했다. 자두는 습관적으로 내일 호텔은 아침 주냐고 묻는다. 여행 중에 우리나라는 월드컵 16강에 진출했고, 우리는 8강과 4강 결과까지 보았다. 이젠 다시는 못할 것 같다.
자동차 여행에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계획을 짜는 것은 힘들다. 이번 여행 같은 울트라 슈퍼 장거리 여행에서는 더구나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정말 많다. 지도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욕심이 난다. 늘 이번 여행이 미국에서의 마지막 여행일 것 같아서 무슨 일이 있어도 들러봐야 할 것만 같은 곳의 리스트가 자꾸만 늘어난다. 일전에 나이아가라 폭포에 다녀오면서 호두가 장거리 여행을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사전 조사를 마치긴 했지만, 우리의 대륙횡단 자동차 여행에 처음으로 함께 하게 된 8개월짜리 갓난쟁이 호두는 역시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변수였다.
골치가 아플 정도로 고치고 또 고치고, 출발 이틀 전까지도 주 두개를 더 포함하는 엄청난 수정을 시도한 끝에야 큰 그림이 잡혔다. 물론 다녀오고 나니 후회가 되는 부분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런 시행착오 역시 여행의 일부분. 식구들 아프지 않고 이 엄청난 여행을 소화해낸 것 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출발이다.
골치가 아플 정도로 고치고 또 고치고, 출발 이틀 전까지도 주 두개를 더 포함하는 엄청난 수정을 시도한 끝에야 큰 그림이 잡혔다. 물론 다녀오고 나니 후회가 되는 부분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그런 시행착오 역시 여행의 일부분. 식구들 아프지 않고 이 엄청난 여행을 소화해낸 것 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출발이다.
2010 미대륙 자동차 일주 제3탄 2010년 6월 21일 - 7월 9일 제1일. West Lafayette, IN - Coralville, IA (400 마일) 제2일. Coralville, IA - Denver, CO (800 마일) 제3일. Denver, CO - Arches NP - Canyonlands NP - Salina, UT (600 마일) 제4일. Salina, UT - Great Basin NP - Reno, NV (600 마일) 제5일. Reno, NV - California - Crater Lake NP - Portland, OR (600 마일) 제6일. Portland, OR 제7일. Portland, OR 제8일. Portland, OR 제9일. Portland, OR - Cannon Beach - Portland, OR (200 마일) 제10일. Portland, OR - Mt. Rainier NP - Wenatchee, WA (400 마일) 제11일. Wenatchee, WA - North Cascades NP - Lynnwood, WA (300 마일) 제12일. Lynnwood, WA - Olympic NP - Port Angeles, WA (150 마일) 제13일. Port Angeles, WA - Olympic NP - Renton, WA (350 마일) 제14일. Kent, WA - Seattle, WA - Spokane, WA (300 마일) 제15일. Spokane, WA - Idaho - Bozeman, MT (400 마일) 제16일. Bozeman, MT - Yellowstone NP - Billings, MT (400 마일) 제17일. Billings, MT - Wyoming - Spearfish, SD (350 마일) 제18일. Spearfish, SD - Mt. Rushmore - Custer - Badlands - Rochester, MN (700 마일) 제19일. Rochester, MN - West Lafayette, IN (500 마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