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편. 사계절 시리즈: 여름 바다, 사람에 대한 기억 (Panama City and Tybee Island, 2005) Feb 2011 | 타향에서의 유학생활이 다 그렇듯이 우리도 그동안 참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 공부밖에 할 줄 모르던 수형과 내가 생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남의 나라에 살러 왔다. 과정을 마치고 학위를 따는 것이 이곳에 온 일차적인 목적이었지만, 일단 와보니 그보다 더 시급하고 절실한 것은 엄마가 없는 곳에서 나 스스로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삶의 문제들이었다. 더구나 갓 결혼을 하고 또 오자마자 아기까지 가지게 된 우리에게 유학생활은 단순히 남의 나라에서 공부한다는 것 이상의 가정을 꾸리고 책임져야 한다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그 큰 인생과제를 힘겹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이곳에 발을 딛은 첫 순간부터 우리를 이끌고 가르쳐주신 분들이 .. 더보기 이전 1 ··· 77 78 79 80 81 82 83 ··· 9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