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편. 잊을 수 없는 일몰의 순간들 (Memories of Sunset, 2004-2010) 해가 저문다. 해가 질 때면 하늘은 온통 가을이 되는 것 같다. 일년 중 세상을 가장 고운 빛으로 물들여놓고 왔는가 싶게 사라져버리는 가을. 하루 중 해질 무렵이 되면 나는 언제나 가을을 느낀다. 저물어가는 태양이 그려내는 마지막 색채의 향연을 즐기기 위해 우리는 늘 열심히 달린다. 그리고 언제나 한가지 딜레마에 빠진다. 일몰은 세상이 하루 중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뒤덮히는 순간이지만 여행 중에 일몰은 하루의 여정을 마감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의 어둠은 곧 두려움이다. 그래서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마음이 바빠진다. 여운을 간직할 틈도 없이 바삐 떠나야 한다. 태양의 기운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서둘러 달려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황혼을 바라보며 조금 더 머물고 싶다는 마음과 ..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9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