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편. 뒷모습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여행 (Daddy and me, 2006-2011) 수형은 천상 딸 가진 아빠다. 아직까지 한번도 아이라고 함부로 대한 적이 없다. 아이에게 늘 상냥하고 부드럽게 말을 건넨다. 가끔은 곰살맞게 잘 놀아주기도 한다. 나와 자두가 다툴 때는 언제나 자두 편을 든다. 나를 너무 좋아해서 언제나 내 편인 사람. 자두에게 아빠는 그런 사람이다. 여행 중 대부분의 사진은 내가 찍는다. 그래서 길을 걷다보면 나는 사진을 찍는다고 늘 뒤쳐지기 일수다. 어느날인가, 수형과 자두를 뒤에서 따라가다가 별 생각없이 둘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몇장 찍어보았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그 뒷모습 사진을 보는 순간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난 자두와 아빠의 뒷모습을 즐겨 찍게 되었다. 누군가 나더러 왜 얼굴도 ..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9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