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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2004

제10편. 우리 동네 탐방기: 땡스기빙 에덴스 불독순례 (We Let the Dogs Out, 2004/11)


Nov 2011 | 빠빠라빠빠라람 GO BULLDOG!!! 우리가 다니는 조지아 대학의 상징인 불독. 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에센스 (Athens) 시 주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험상궂은 마스코트다. 최근 몇 년간 에센스 여성단체 주관으로 지역 미술가들이 개성 있게 연출해 낸 불독 상들이 도시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데 이름 하여 WE LET THE DOGS OUT 프로젝트. 지금까지 50마리가 넘는 불독들이 에센스의 요지를 지키며 이곳의 명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자두가 없는 땡스기빙데이 (Thanksgiving day) 휴가. 있는 돈 긁어모아 뱅기타고 멀리 떠날 수도 있지만, 의리 하나로 버티는 우리는 자두가 올 때까지 방랑욕을 참고 버티기로 했다. 대신에 지도를 꺼내 들고 에센스 불독순례에 나선다. 사진은 에센스 내에 불독 상들이 세워진 곳들. 지도에 표시된 것만도 30개 이상인데 실제로는 더 많다.




각각의 불독들은 그 특성에 맞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불독 상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다 보니 에센스의 랜드마크 뿐 아니라 식당이나 은행, 상점 같은 곳에서까지 후원금을 주고 불독을 데려오고 있다. 이러다 동네가 온통 개판(?) 될 지경.




땡스기빙데이는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미국에서 제일 큰 명절이다. 미국의 명절이나 기념일은 독립기념일 (7월4일)과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어느 달 몇 번째 주 무슨 요일의 형식으로 지정되어있다. 땡스기빙데이는 매해 11월 네 번째 목요일로 금요일도 휴일이라 일반적으로 수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4박 5일간 쉴 수 있는 황금 같은 휴가다. 우리의 추석과도 같은 명절이라 이 때가 되면 이곳에서도 민족 대이동이 일어난다. 또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기 때문에 특히나 대도시는 이날 하루 마치 죽은 도시같이 고요하고 11월의 쌀쌀한 날씨까지 한몫하여 을씨년스런 풍경을 연출한다. 위의 사진은 한산한 에센스 다운타운을 외로이 지키고 있는 불독 장군의 모습. 뒷다리를 살짝 벌리고 늠름하게 서 있는 저 독불장군 같은 불독을 보라. 굳게 다문 입매에선 결연한 의지까지 느껴진다.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불독, 이름도 멋지다, Thurston Ladonnahue! 엽서처럼 꾸며보았다.




오후 내내 돌았는데 스무 마리도 못 찍었다. 에센스에 2년 넘게 살고 있는데 아직도 이곳 지리가 익숙지 않다. 하긴 다운타운 한번 제대로 나가본 적 없으니. 자두도 없고 심심한 연휴에 동네구경 한번 잘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