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반도의 나라에서 거대한 대륙으로 옮겨와 살게된 지 올해로 딱 10년이 되었다. 작은 반도의 땅에서는 기회를 찾을 수 없었던 대자연의 거대한 스케일에 한번 실컷 압도되어 보자는 것이 일차적인 우리의 미국 여행의 목적이었고, 그래서 국립공원 위주의 살인적인 스케쥴을 계획해왔다.
학생, 또 포닥의 신분으로 제한된 시간적, 경제적 여건 속에서, 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야 한다는 치명적인 제약안에서 대부분의 지역들을 답사수준의 얄팍한 깊이만큼밖에 소화할 수 없었지만, 서당개가 어깨너머로 배운 천자문을 가지고 풍월을 읊듯이,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대륙의 끝과 끝을 섭렵하고 나니 이 땅의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는 깊이가 책으로만 배운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은근한 정마저 생겨버린 기분이다.
더구나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달리며 대륙의 땅을 직접 훑지 않았는가. 대륙역사의 증거인 국립공원들을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고 대륙전체와 어우러져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실천했다는 뿌듯함에 스스로 기특하기만 하다.
http://www.pinpointlocator.com/NationalParkMapsPP/NPMAPmaca.php미국에는 현재 58개의 국립공원 (National Park) 이 지정되어있다. 국립공원하면 관광명승지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보다는 보호구역의 성격이 더 큰 곳이다. 자연의 보호와 보존을 위해 국가가 지정, 관리하는 광범위한 지역이 국립공원이다. 보호의 가치가 있지만 지역이 넓지 않거나 단일물인 경우에는 국립기념물 (National Monument) 로 지정한다. 이 외에도 블루리지 파크웨이 (Blue Ridge Parkway) 같이 500 마일에 가까운 도로나, 슬리핑 베어 듄스 레이크쇼어 (Sleeping Bear Dunes Lakeshore) 같은 호숫가도 국립공원 시스템 아래 속해있다. 물론 이들은 아래 표에 나타난 58개의 국립공원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 58개 국립공원 중 우리는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국립공원에 가보았다. 알라스카나 하와이 등을 제외한 본토에 지정된 곳이 46군데이니, 전문 여행가가 아닌 평범한 3-4인 가족이 유학생활하면서 다닐 수 있는 평균치를 훨씬 넘는 셈이다.
처음에 국립공원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는 우리가 이렇게 여행을 많이 다닐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사진이나 기념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게 많다. 여러번 얘기했지만 우리는 정말 소심한 부부였걸랑요. 과거를 생각하면 자랑스럽지 아니할 수 없는 우리의 업적이니 잘난척에 재수없다 생각되도 용서하시압.
아쉽게도 요세미티 (Yosemite) 와 그랜드 티턴 (Grand Teton) 국립공원의 대문사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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