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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2011

제73편. 그랜드써클: 제9부. 밀리언 달러 하이웨이, 천길 낭떠러지 (Million Dollar Highway, Black Canyon of the Cunnison NP, 2011/05)

DAY 8 | 2011년 5월 31일
Farmington, NM - Black Canyon of the Gunnison NP - Pueblo, CO


뉴멕시코에서 하루를 묵고 듀랑고로 올라오니 천지의 붉은 기운이 사라지고 온통 초여름 싱그러운 녹빛 가득하다.




듀랑고에서부터 산 후안 산맥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밀리언 달러 하이웨이다.




밀리언 달러 하이웨이는 밀리언 달러를 주고도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곳이라기 보다는, 하도 험한 산악지역이어서 도로 공사를 하는데 밀리언 달러가 드는 곳이라는 반전이 있는 지역이다.




막 잎을 피워내는 아스펜 숲을 지난다.




이곳도 그전부터 한번 가고 싶어서 몸살을 알았던 곳인데, 6월은 너무 이른 듯. 눈 덮힌 록키산맥이 아직 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고도가 확실히 높은 곳인 게 차안에 있던 과자 봉지가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비행기 안에서처럼.




여행 막바지. 아마도 장거리 여행 중에서 내가 앞자리에 앉아서 가는 건 처음이지 싶다. 호두는 뒤에 앉아 응, 응, 소리와 간단한 손동작 하나로 리모콘처럼 엄마표 뮤직 플레이어를 열심히 돌리고 있다. 둥글게 둥글게, 곰 세마리, 반짝반짝 작은 별을 돌려가며 시킨다는. 근데 도저히 알 수 없는 손동작이 있는데, 그 손동작을 할 때마다 오만가지 노래를 다 불러줘도 자기가 원하는 노래가 아니라며 거부하는데...




멀리 보이는 마을이 유레이 (Ouray)




여름철에 왔다면 정말 구불구불 모든 커브길이 절경을 담고 있었을텐데 눈 덮힌 풍경으로는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몇 백만달러를 들여서 공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산악지대를 참 구불구불 길을 잘도 내놓았다.




역시 녹빛이 보이니 풍경이 확 산다. 겨울의 록키산맥도 아름답네 어쩌네 하는 거짓부렁은 안할란다.




사진 전문가가 아닌 내가 사진 찍는 법. 이런 식으로 구도가 조금씩 다른 사진을 여러장 찍은 후에 집에 와서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른다. 나에겐 어떤 장소에서건 1분 이상 시간이 주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에 속전속결, 일단 찍고 본다. 그리고 여행기에 올릴 사진들을 고르고, 포토샵으로 기본적인 보정을 하는데, 포토샵 전문가가 아닌 내가 보정하는 법.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평 맞추기. 이상하게 수평이 안맞은 사진을 보면 뭔가 불편한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오며 참을 수가 없다. 눈이 허락하는 수준으로 수평을 맞추고 그 다음이 가장가리 잘라내기. 가장가리를 처리하는 것은 구도와 상관이 있는 것 같다. 여행기에 올리는 사진이 800px. 카메라의 기본 픽셀수가 높아서 내가 찍은 사진의 일부만 오려서 사용해도 여행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이 두가지를 가장 기본으로 하고 이후에 경우에 따라 색보정을 조금씩 한다. 날씨가 좋은 날, 태양이 남중하는 시간에 찍은 사진들은 거의 보정이 필요없다. 문제는 흐린 날이나 일출 후 2-3시간, 일몰 전 2-3시간에 찍은 사진들이다. 내가 보고 싶은 것,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레벨이나 하이라이트/섀도우를 조절한다. 여기에 가끔씩 채도를 조절하기도 하고, 드물게 콘트라스트를 조절한다. 여행기에 올리는 사진은 되도록 내 눈으로 본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는 수준에서 보정을 최소화 한다. 하지만 여행 베스트 샷에 올려진 사진들은 내가 본 그대로보다는 보고 싶은 모습을 표현하기 때문에 여행기에 올리는 것보다는 보정의 강도를 조금 높일 때도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원판이 영 아니면 조작 수준으로 합성하지 않는 한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수는 없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블랙캐년 오브 더 거니슨 국립공원.




익히 소문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검은 계곡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무늬가 꼭 승천하는 용을 그려낸 것 같아 동양적, 그것도 중국의 분위기가 물씬난다. 중국은 안가봤지만서도. 전업주부의 눈으로 보면 고기에 박힌 기름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지역은 페인티는 월.




블랙 캐년이라는 이름은 이 계곡의 경사가 심하고 폭이 좁아서 태양이 그 틈을 제대로 비추지 못해 늘 어둠에 쌓인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실제 계곡 사이가 제일 좁은 곳은 12미터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눈앞의 계곡 반대편으로 12미터만 가면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야기.




계곡의 가장 깊은 곳은 높이가 750미터에 이른다니 정말 공포스러운 높이다.




이곳 바위의 조성은 변성암 (Metamorphic Rock).




아래에 흐르는 강은 거니슨 강이다.




겁없는 하룻강아지가 뭘 보겠다고 나섰다.




이제 푸에블로로 가는 길.




록키산맥을 넘어가는 길




국립공원이나 국유림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은 저렇게 광산이 발달되어있기도 하다.